안녕하세요.
다정한 아녜스입니다.

사회복지사 자격증이 막 도착했습니다.
하지만 기쁨도 잠시,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.
당장 이 자격증으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지만, 불쑥 시작해 버린 임상심리사 자격증 과정을 듣다 보니 이래저래 8월은 되어야 본격적으로 취업 전선에 이력서를 내밀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그런데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취득한 사회복지사 자격증으로 과연 내가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자꾸 가슴을 두드립니다.
저 같은 경우에는 마음이 동하는 일이 아니면 견디듯 일하는 것이 힘들어 쉽게 일을 그만두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, 취업에 있어 상당히 신중하게 고민하는 편입니다.
아무튼 오늘은 또 겁 없이 시작한 임상심리사 임상수련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.
어쩌다 나는 이렇게 얌전한 사람이 아니라 만만한 사람이 되었을까.
아이 때부터 청소년기,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저를 인정해 주고 제 기질을 파악해 다정하게 대해 주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이상, 저는 여지없이 처참하게 밟히고 무시당했습니다. 저항해도 다시 밟히는 악순환이 48년 동안 이어졌습니다.
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호기심으로 시작한 당근 모임이 저를 더 이상 만만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고 있다면 믿으실까요?
첫 수업에서 공부한 조현병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조금만 해보겠습니다.
조현병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.
생물학적 요인
뇌의 장애, 유전적 뇌 결함
심리적 요인
사고 장애, 주의 기능 손상 등에서 기인함
가족관계 및 사회적 환경 요인
부모의 양육 태도, 부모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 방식
취약성-스트레스 모델
취약성을 가진 사람에게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조현병이 발병할 수 있음
여기서 저는 취약한 아이였음이 분명했고, 스트레스 상황은 지속되었습니다.
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양육자의 태도가 있었습니다.
수업 중 조현병 환자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배우게 되었는데, 어머니들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냉담한 태도와 이중적인 언어 사용, 그리고 부모의 상반된 의사 전달 방식이 조현병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.
이 대목에서 주양육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.
엄마는 몹시 냉소적인 분이셨고, 저에게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.
하지만 저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였고, 늘 엄마의 불만과 불안 감정을 받아내는 감정 쓰레기통이 되곤 했습니다.
긴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, 긴 우울의 터널을 공부하며 빠져나오고 보니 이제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줍니다.
“대단해. 잘 이겨냈어. 조현병에 걸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어디야!정말 잘 버틴 거야.”
저는 아직도 단단한 어른이 되기 위해 성장 중입니다.
제가 끊임없이 자격증을 공부하고 무엇이라도 배우려 했던 이유는 결국 엄마에게 부족한 딸이었다는 감정에 저항하고,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.
그리고 그 마음을 깨달은 뒤, 준비하던 문헌정보학 2급 자격증 과정도 1학기를 마친 뒤 내려놓게 되었습니다.
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, 아직 확신도 자신도 없고 불투명하지만 시작한 임상심리사 공부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.
05월11일
오늘은 친구가 있는 베트남 박닌에서 요란한 클럭션 소리에 잠을 깨고, 점심으로는
엘리스 분식의 '일식유부우동'을 먹었습니다.
하루하루 기록중입니다 :)

